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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장애인이지만 자립지원은 배제’ 노숙인시설 장애인의 현실(AI 이미지 생성). ⓒ에이블뉴스
【에이블뉴스 백민 기자】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정책이 확대되고 있지만, 노숙인 재활·요양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은 자립욕구조사와 개인별 지원계획, 서비스 연계 대상에서 사실상 배제돼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노숙인시설 입소자의 절반 정도가 등록장애인이고 평균 시설 생활 기간도 19.4년에 달하는 만큼 시설 유형과 관계없이 이들을 장애인 탈시설·자립지원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제언이 제기됐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최근 ‘노숙인 시설 거주 장애인의 생활실태 및 자립욕구조사 설계 기초 연구’(연구책임자 한국장애인개발원 서해정 중앙장애인지역사회통합지원센터장)를 발간했다.
자립 지원 체계 사각지대에 놓인 ‘노숙인 시설 거주 장애인’
노숙인 복지정책이 단순 보호·수용에서 주거와 의료·복지서비스를 연계한 지역사회 재정착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장애인 자립 지원 정책 또한 시설 중심 보호 체계에서 벗어나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주거와 일상을 선택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
하지만 노숙인 재활·요양시설 거주 장애인은 등록장애인이면서도 노숙인복지시설 거주자로 분류돼 장애인 거주시설 입소 장애인과 달리 자립욕구조사와 개인별 지원계획, 서비스 연계 등 지역사회 자립지원 절차에서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기존 노숙인 실태조사는 시설 거주자의 일반적인 생활실태와 복지 욕구를 파악하는 데 그쳤고, 장애인 자립지원 연구와 정책 또한 노숙인 재활·요양시설의 제도적 특성과 노숙 경험, 장기 시설 생활, 정신건강 문제, 고령·만성질환 등이 결합된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퇴소 희망 여부뿐 아니라 자립 의사와 지역사회 생활 경험, 주거·건강관리·일상생활·의사결정 지원 및 주거 이전 후 필요한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별도의 조사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문헌검토, 행정자료 및 정책자료 분석, 2차 자료 분석, 현장 의견 수렴, 전문가 자문을 통해 노숙인 재활·요양시설 거주 장애인의 생활실태와 자립지원 필요를 분석하고 장애인 자립지원정책 및 다른 보장시설과의 비교를 통해 제도적 연계 지점을 검토하고자 했다.

생활시설 노숙인 장애등록 여부 현황. ⓒ한국장애인개발원
노숙인시설 입소자 절반 등록장애인‥평균 입소 기간 19.4년
노숙인 관련 정책과 장애인 자립지원 정책을 분석해 보면 기존 노숙인 복지시설 지원체계와 장애인 자립 지원체계는 현재의 법과 제도상에서 별도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노숙인시설 입소자의 절반 정도가 등록장애인이고 장기간 집단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하면 노숙인 시설 거주 장애인 역시 지역사회에서 독립된 주체로 살아갈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2021년 노숙인 실태조사 자료를 토대로 노숙인 생활시설의 등록장애인 399명을 분석한 결과, 노숙인시설 거주 장애인은 50대 이상 고령층과 공적 소득보장 수급자의 비율이 높았으며 의료·일상생활 지원이 필요한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균 시설입소 기간은 19.4년으로 비장애 노숙인의 약 11.9년보다 7년 이상 길었다. 이는 2020년 장애인 거주시설의 평균 입소 기간인 18.9년과도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자립하지 않으려는 이유로는 ‘시설에서 나와서 산다는 데 부담감과 자신이 없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러한 응답은 장기화된 시설 생활로 지역사회에서 살아본 경험이 부족하고 두려움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노숙인 재활·요양시설 거주 장애인도 탈시설·자립지원 대상 포함해야
보고서는 “2028년 5월 시행 예정인 ‘장애인권리보장법’의 탈시설 적용 대상에 노숙인 재활·요양시설을 포함하고 장기간 의식주를 함께하는 생활시설의 유형과 관계없이 모든 장애인에게 지역사회 자립에 관한 정보와 준비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노숙인시설 거주 장애인이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사업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법적 대상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최근 거리 노숙인과 노숙인시설 생활인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고려할 때 현재 노숙인생활시설은 장애인시설과 노인요양시설의 경계에 있다. 이러한 변화를 고려해 노숙인시설이 장애인시설 등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단계별 기능 전환 계획을 마련하고 시설 분포와 지역별 지원 기반을 재구성하는 등 노숙인 재활·요양시설의 기능 전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노숙인 재활·요양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 가운데 60대가 35~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이 고령화됨에 따라 지역사회 자립지원뿐 아니라 장기요양 인프라와의 연계를 통한 효율적인 요양체계 구축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정신장애인 등 장기요양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는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지원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와 함께 노숙인시설의 특성을 반영한 자립욕구조사 지표를 개발하고 조사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면서 “단순한 문답식 조사에서 벗어나 당사자에게 자립생활을 먼저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 뒤 행동과 정서적 반응까지 종합적으로 살피는 ‘선체험-후조사’ 방식을 도입하고 조사원의 전문성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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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기자 bmin@ablenews.co.kr
‘등록장애인이지만 자립지원 배제’ 노숙인시설 장애인의 현실
노숙인 시설 입소자 절반가량이 등록장애인‥평균 입소 기간 19.4년
탈시설 대상 확대·노숙인시설 기능 전환·자립욕구조사 고도화 등 제언
【에이블뉴스 백민 기자】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정책이 확대되고 있지만, 노숙인 재활·요양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은 자립욕구조사와 개인별 지원계획, 서비스 연계 대상에서 사실상 배제돼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노숙인시설 입소자의 절반 정도가 등록장애인이고 평균 시설 생활 기간도 19.4년에 달하는 만큼 시설 유형과 관계없이 이들을 장애인 탈시설·자립지원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제언이 제기됐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최근 ‘노숙인 시설 거주 장애인의 생활실태 및 자립욕구조사 설계 기초 연구’(연구책임자 한국장애인개발원 서해정 중앙장애인지역사회통합지원센터장)를 발간했다.
자립 지원 체계 사각지대에 놓인 ‘노숙인 시설 거주 장애인’
노숙인 복지정책이 단순 보호·수용에서 주거와 의료·복지서비스를 연계한 지역사회 재정착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장애인 자립 지원 정책 또한 시설 중심 보호 체계에서 벗어나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주거와 일상을 선택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
하지만 노숙인 재활·요양시설 거주 장애인은 등록장애인이면서도 노숙인복지시설 거주자로 분류돼 장애인 거주시설 입소 장애인과 달리 자립욕구조사와 개인별 지원계획, 서비스 연계 등 지역사회 자립지원 절차에서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기존 노숙인 실태조사는 시설 거주자의 일반적인 생활실태와 복지 욕구를 파악하는 데 그쳤고, 장애인 자립지원 연구와 정책 또한 노숙인 재활·요양시설의 제도적 특성과 노숙 경험, 장기 시설 생활, 정신건강 문제, 고령·만성질환 등이 결합된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퇴소 희망 여부뿐 아니라 자립 의사와 지역사회 생활 경험, 주거·건강관리·일상생활·의사결정 지원 및 주거 이전 후 필요한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별도의 조사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문헌검토, 행정자료 및 정책자료 분석, 2차 자료 분석, 현장 의견 수렴, 전문가 자문을 통해 노숙인 재활·요양시설 거주 장애인의 생활실태와 자립지원 필요를 분석하고 장애인 자립지원정책 및 다른 보장시설과의 비교를 통해 제도적 연계 지점을 검토하고자 했다.
노숙인시설 입소자 절반 등록장애인‥평균 입소 기간 19.4년
노숙인 관련 정책과 장애인 자립지원 정책을 분석해 보면 기존 노숙인 복지시설 지원체계와 장애인 자립 지원체계는 현재의 법과 제도상에서 별도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노숙인시설 입소자의 절반 정도가 등록장애인이고 장기간 집단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하면 노숙인 시설 거주 장애인 역시 지역사회에서 독립된 주체로 살아갈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2021년 노숙인 실태조사 자료를 토대로 노숙인 생활시설의 등록장애인 399명을 분석한 결과, 노숙인시설 거주 장애인은 50대 이상 고령층과 공적 소득보장 수급자의 비율이 높았으며 의료·일상생활 지원이 필요한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균 시설입소 기간은 19.4년으로 비장애 노숙인의 약 11.9년보다 7년 이상 길었다. 이는 2020년 장애인 거주시설의 평균 입소 기간인 18.9년과도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자립하지 않으려는 이유로는 ‘시설에서 나와서 산다는 데 부담감과 자신이 없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러한 응답은 장기화된 시설 생활로 지역사회에서 살아본 경험이 부족하고 두려움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노숙인 재활·요양시설 거주 장애인도 탈시설·자립지원 대상 포함해야
보고서는 “2028년 5월 시행 예정인 ‘장애인권리보장법’의 탈시설 적용 대상에 노숙인 재활·요양시설을 포함하고 장기간 의식주를 함께하는 생활시설의 유형과 관계없이 모든 장애인에게 지역사회 자립에 관한 정보와 준비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노숙인시설 거주 장애인이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사업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법적 대상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최근 거리 노숙인과 노숙인시설 생활인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고려할 때 현재 노숙인생활시설은 장애인시설과 노인요양시설의 경계에 있다. 이러한 변화를 고려해 노숙인시설이 장애인시설 등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단계별 기능 전환 계획을 마련하고 시설 분포와 지역별 지원 기반을 재구성하는 등 노숙인 재활·요양시설의 기능 전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노숙인 재활·요양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 가운데 60대가 35~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이 고령화됨에 따라 지역사회 자립지원뿐 아니라 장기요양 인프라와의 연계를 통한 효율적인 요양체계 구축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정신장애인 등 장기요양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는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지원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와 함께 노숙인시설의 특성을 반영한 자립욕구조사 지표를 개발하고 조사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면서 “단순한 문답식 조사에서 벗어나 당사자에게 자립생활을 먼저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 뒤 행동과 정서적 반응까지 종합적으로 살피는 ‘선체험-후조사’ 방식을 도입하고 조사원의 전문성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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